"남편이 바람피우는 건 와이프가 무조건 알게 돼 있어. 모든 감각으로 알아. 제대로 된 증거를 확보 못 한 사람들만 있을 뿐이지. 뭐, 차차 깨닫게 되겠지만 빨리 깨달았으면 좋겠네요. 자기가 얼마나 오만한지..."
오늘 밤은 넷플릭스로 15회까지 몰아보고, 기다렸던 최종회 본방사수 sbs 16부작 드라마 <굿파트너>, 방송기자를 꿈꾸던 1985년생 최유나 작가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관람한 연극에서 주인공 30대 이혼전문변호사에 영향을 받아 로스쿨에 입학했다고 한다. 현재 법무법인 태성 이혼전문변호사이자 작가로 활동하는 그녀가 자기 자신의 경험과 체험으로 올여름을 뜨겁게 달군 드라마는 제법 볼만했다.
법무법인 대정 소속 이혼 전문 변호사 차은경(장나라)은 나이로 보나 직업으로 보나 최유나 작가의 페르소나였다. 그동안 장나라 배우에 대한 관심도 없었고 그다지 매력도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는데 이번 드라마를 통해 호감을 갖게 되었다. 노래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고 그 긴 연예 활동을 하면서 별다른 구설수 없이 스캔들 없이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한 훌륭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차은경 변호사의 멘티 한유리 역을 맡은 1995년생 남지현 또한 믿음이 가는 매력적인 연기자였다. 내가 나이를 먹은 것도 모르고 10년이나 젊은 장나라가 시니어 변호사라는 것이 어색했는데 그녀도 절대 적지 않은 세월을 산 사람이라 그보다도 한참 젊은 남지현이나 그녀의 동료에서 연인으로 진화하는 변호사 전은호(피오)의 연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법무법인 대정 전임대표 오대규(정재성)는 아내와 별거 중에 이혼 소송을 당하고, 법무법인 신임대표 정우진(김준한)은 일 잘하는 선배 차은경을 해고한 전임대표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새옹지마 같은 결과들에 안도한다. '법무법인 대정'에서 성장한 인물들이 '법무법인 다시봄'에서 새롭게 빛나는 순간들은 경쾌하고 유쾌하다. 이혼이라는 우울한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가는데 차은경 변호사의 살신성인도 빼놓을 수 없다. 하나뿐인 딸 재희(유나)에게 최고의 아빠였던 남편 김지상(지승현)이 자신의 부하직원 최사라(한재이)와 바람이 나서 가정이 파탄 났을 때 드라마의 시청률은 최고조를 찍었으니 말이다. 결국 이혼전문변호사는 이혼을 하고, 이혼을 해서 망가지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엄마로, 제대로 의미 있게 살아가는 커리어우먼으로, 보다 인간적인 매력이 드러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바람직해 보였다.
주인공의 이혼 이후 다소 맥이 풀린 듯한 드라마는 오늘 최종회에서 정우진 대표변호사의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고, 미적미적하던 러브라인에 결실도 있어 그야말로 해피엔딩이다. 특히 신입 변호사 이한나(고아성)의 등장으로 한유리 변호사는 그렇게 오래지 않은 과거의 자신의 돌아본다. 자신이 신참시절 차윤경 변호사에게 배운 바를 그대로 전수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저마다 누군가의 제자이면서 동시에 누군가의 스승이고, 배우고 가르치는 사제의 연쇄를 확인하는 것이 곧 자기의 발견이라던 돌아가신 선생님 말씀도 떠올랐다. 맨 앞에 언급한 대사가 뭇 남편들을 가슴 졸이게 하듯, 차은경 변호사가 한유리에게 지적하던 차와 시계에 관한 압박 조언은 다시 한유리가 이한나에 그대로 사용하면서 굳이 변호사 아니라도 비즈니스 세계에서 생각해 볼 만한 화두를 던졌다.
"차는? 차부터 사요. 그리고 팔 걷어 봐요. 시계도 사고... 변호사한테는 시간이 생명, 항상 체크, 그런데 자꾸 핸드폰 꺼내서 시간 확인하면 그거 의뢰인한테 매너 아니잖아요?"
뉴스를 많이 보면 시간도 낭비되고 짜증이 나지만, 드라마를 많이 보면 시간이야 또 그만큼 낭비되지만 그래도 뉴스처럼 짜증 나는 것만은 아니라서 좋다. 굿파트너... 추천할만한 유익한 드라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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